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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까지는 못 되는 감상/음악_ 한 번에 한 곡씩

20140721, 생명, 이대귀



     앨범이 나온지 한참이 지나도록 존재조차 알지 못했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더 많이 듣게 되는 아티스트, 그의 첫 앨범. '어지간한 CCM 앨범에는 혹평으로 악명(!)이 자자하던 CCMer에서 호평을 받을만큼 명반이었던 것도 한참 나중에야 알게 되었지만, 그런 평과는 상관없이 이미 이 앨범은 내게 (앨범타이틀처럼) "더 나은 치유"였다.


     이 앨범의 사실상 첫 트랙, "생명"은 답답하고 갑갑했던 군생활 하루의 끝에서 2생활관 끝 침대 위에 몸을 누이며 울적한 마음을 달래주던 얼마 안되는 위로였다. 매일 자정이 넘어서 딱딱한 침대 위 누르스름한 취침등 불빛 사이로 간신히 보이던 생활관 천장을, 그 공허함을 채우던 순간들을 영영 잊지 못할 것 같다.


     담담하고 건조하게 시작되는 1절을 넘어 둑이 터지듯 쏟아지는 후렴에 얹어져 "십자가에서 흐르고 흐르는 그 생명의 강"을 노래하는 심상충만한 후렴과, 그 물결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바로 이어지는 2절의 "저 흐르는 강물이 주님의 나라의 도래를 갈망하고" 같이 섬세한 감성과 묵직한 사유로 빚어진 가사는, 내 설익은 사유와 뻣뻣한 감성으로는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것이라 생각했었다. 물론 그 생각은 지금도 유효하다.


     엉성한 청음으로 간신히 코드도 따고, 몇번이고 연습하고, 수차례 불러봤지만 여린듯하면서도 풍성한 울림을 내는 이 노래를 도저히 커버할 수 없음에 또 다시 좌절한다. 흠흠. 그토록 많이 듣고, 그토록 많이 불렀지만, 여전히 내게는 어려운 노래다. 그래서 더 듣게 되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