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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생각해봤어/2015 그냥 한 생각

20150216, 기타는 쳐줘야 진짜 경배지!



    지난 주일 오전예배때, 설교중에 담임목사님은 어려운 노래를 부른다고 경배하는게 아니고, 기타를 쳐야만 경배하는 것은 아니라고 역설하셨다. 그렇게 생각하는 청년들은 뭔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장년은 청년의 노래를 익히고, 청년은 전통적인 찬양을 익히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전제가 뒤에 붙긴 했다)

     동의한다. 음악은 본질이 아니다. 목사님의 그 발언은, 교회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어떤 무분별한 문화적 추종에 대한 일침이었을 것이다. 본질을 잊은채 유명한 문화적 외피만을 두르는 것으로는 진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말이라는 것도 안다. 어떤 형식을 깨야만 본질을 추구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또 다른 형식주의일 뿐이니까.

     그런데 청년들이라고 죄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또 청년이 아닌 이들 중에도 이른바 열린예배형식이 대단한 경지인 것마냥 거기에 천착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렇기에 담임목사님이 '청년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며 잘못 알고 계신 것이 아쉽고 유감스러웠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목사님이 상정하고 있는 음악에 집착하는 청년의 이미지는 3년째 주일오전 예배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내게서 가장 많이 느끼셨을 것이 분명하다. 그런 면에서 보면 그 귀책을 내게서 찾는 것이 타당하다.

     누가 교회 내에서 세대간의 문화적 갈등을 부추기고 갈등이 심화되도록 방치했는가를 생각해보면 내가 그 갈등의 제일 최전선에 있던 것이 아닌가 하여 괜히 답답해진다. 물론 그러려던 의도는 양심을 걸고 단 한번도 없었지만 말이다.

     어쩌면 앞에서 화음 넣어가며 멋드러지게 노래 부르는 것, 노래 시작하기 전에 일주일간 그 때를 위해 써먹을 구절 몇 개 찾아서 대단한 고백인 것마냥 가르치려 드는게 고작인 인도자가 그 일이 마치 굉장한 수준의 예배인 것마냥 착각해 쿨한예배를 마구잡이로 이식하고 있는 현실의 비극적 결과물이 바로 '교회 내 문화적 세대갈등'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적어도 예배문화에 있어 장년과 청년이 서로를 '겉멋만 든 풋내기'나 '관습에 사로잡힌 어르신' 따위로 보게 되는 미묘한 눈초리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