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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생각해봤어/예배팀과워십헬퍼

「20120610, 제50보병연대 선봉교회 주일오전예배곡순서」

     폭풍 같았던 60시간 연속 훈련이 끝나고 복귀하자마자 연대교회로 왔다. 곡순서를 뽑아놓은 것도 아니었고, 그렇기에 루틴이 제대로 짜여있을리 만무했다. 게다가 생전 처음보는 것과 다름 없는 형제들과 찬양을 해야했다. 사교성이 바닥을 치는 히키코모리도 아니지만 수줍어하는(!) 성격 덕에 처음에는 좀 버벅거렸지만, 그래도 신기하게도 기쁜 마음으로 예배할 수 있었다. 시골교회 수련회 온 기분.


     1대대에서는 악기도 빈약하고 찬양팀이라고 서는 친구들이 이쪽(;)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친구들이어서 하나하나 다 설명하고 보여줘도 잘 안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연대에는 대부분 다 이쪽(!) 사람들이라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었다. 나보다 더 뛰어나고 관심도 많고, 그래서 그런지 마음은 오히려 편하더라.


     곡을 뽑으려고 기타를 들고 자리에 앉았는데, 수많은 화려한 노래들과 '해보고 싶었던' 노래들을 뒤로 하고 내 내면으로 집중해서 내린 결론은 '나는 지금 말라 있고 회복의 키는 그분에게만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뽑게 된 다섯곡 + 쩜오.



주께 가까이 G → A 봉정 형제가 편곡을 많이해서 하는건 알았는데, 얘기 들어보니 정말 많이 하는 모양. 그래서 난 편곡 일절 안하고 무난한 진행으로 가기로 했다. 왜냐, 능력이 딸려서=ㅁ= 아무튼 무난하게 G로 시작해서 후렴에서 한마디 넣고 A로 가는 진행을 채택했다. 그리고 사도신경 이후에 일절 멘트하지 않고 바로 찬양했다.


갈급한 내 맘 만지시는 주 A 언제부턴가 <주께 가까이>와 세트로 많이 부르게 되는 노래. '주 사랑해요'하는 가사가 군대에서 부르기에 쵸큼 민망하다는 것-교범 어디를 봐도 '요'를 쓰지 말라는 법은 없는데, 참 그게 민감한 문제야- 빼고는 참 좋은 곡이다. 아, 브릿지 부분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점도 아주 작은 단점이 될수 있겠다. 


주 이름 찬양 A   Bb 디사이플스 3집에서의 편곡으로 진행하기로 했는데, 연습때 A Bb B 키 중에서 뭘로 할지 계속 말이 바뀌었다가 Bb으로 하기로 했는데 베이스치는 국진 형제가 무슨 키로 쳤는지 A도 아니고 Bb도 아니고 B도 아닌 알 수 없는 코드로 치는 바람에 얼떨결에 A로 들어갔다. 2절에서 마음대로 Bb으로 바로 키업. 사실 이때부터 좀 멘붕. 편곡이나 연주보다는 찬양 자체에 집중했다. 안 틀렸으면 더 좋았을까, 하는 질문을 던져보면 잘 모르겠다. 음악이 잘된다고 항상 예배가 좋은건 아니니까.

하늘 위에 주님 밖에 Bb 이어서 '주는 나의 힘이요'하는 후렴으로 이어진다. 뒤에 올  <오직 주만이>와의 연계를 두기 위해서 후렴에서 더 힘차게 선포하고 싶었는데, 노래에 질질 끌려가는 느낌이 들었다. 두번정도 부른 후에 정신차리고 제대로 찬양했다.


오직 주만이 A <하늘 위에 주님 밖에>의 주된 테마가 된 다윗의 고백은 사실 젊었을 때 사울에게 쫓겨다니고, 왕이 되어서도 아들에게 쫓긴 다윗의 삶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지만, 어떤 의미로는 결코 쉽게 할 수 없는 고백이다. 그 고백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은 하나님의 사랑뿐임을 기억하며 찬양했다. 이 때 목사님이 예배당으로 입장하셔서, 끝내야하나, 계속해야하나 선택의 기로에 서기 시작했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A → C 모든 악기를 풀고 후렴을 한번 풀고 F 한마디, G 한마디 넣고 C키로 부르기로 했는데, 사인이 안 맞았는지 누구는 F 2박자, G 2박자 넣고 애매해져버렸다=ㅅ= 아쉽다, 아쉬워. 이렇게 다음 예배를 기약해야겠다... 하지만 선봉교회에서의 예배인도는 처음이자 마지막-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