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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여행기: 두유노우딤섬] 06 용던이 생각나는 이름 용산사와 융캉제2


여알못의 [대만여행기: 두유노우딤섬]

06  용던이 생각나는 이름, 용산사와 융캉제2



01 안녕하세요, 여알못입니다. (보러가기)

02 여기가... 쯔위의 나라입니까? (보러가기)

03 얼얼바 평화공원 (보러가기)

04 중정기념당, 융캉제1 (보러가기)

05 타이베이의 잠 못 드는 밤 (보러가기)





34.

이튿날은 첫째날에 가기로 했으나 못 갔던 용산사를 방문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전날 비행기 이륙이 늦어지기도 했고, 타오위안 공항에서 타이베이로 가는 1819번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도 길었기 때문에 못 갔던 거다.


첫째날 30도를 넘는 기온 속에 4km 가까이 걸어다녀서 본능적으로 깨달은 걸까. 어느새 우리는 그늘로 다니고 있었고, (거의 대부분의 건물 앞 3m 폭의 인도에는 지붕이 붙어있었던 이유가 다 있었다.)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자연스럽게 그늘 속,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매장 입구에 서성이곤 했다. 숙소에서 지하철을 타기 위해 짧게 이동하는 중에도 등이 촉촉히 젖어오는 것을 느꼈다.






35.

지하철을 타고 두어 정거장을 지나 용산사에 도착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꽃보다 할배>에서 방문했던 곳이라고 했다. (알 게 뭐야.) 용산사는 절 하면 떠오르는 일반적인 건축양식과는 조금 다른, 동남아의 냄새가 나면서 중국 같기도 한 묘한 분위기의 사찰이었다.







36.

입구에서 꽃을 접시에 담아서 팔길래 어디에 쓰는 건지 궁금했는데, 사찰 내부에는 길다란 상이 놓여져 있고, 그 위에 과일이나 꽃을 담은 접시를 공양하는 하는 거라고 한다. 볼 일(!)이 다 끝난 후에는 그 접시를 가져가서 가족들끼리 먹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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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사 입구에서는 길다란 향도 같이 팔았는데, 세개씩 사서 큰 촛대의 불로 향을 피운 다음, 신상 앞에 가서 소원을 빌고 큰 향로에 꽂는 식으로 종교활동을 하는 것 같아 보였다. 그 와중에 은수는 자기도 해보고 싶다며 향을 사겠다고 하는걸 '장로님 권사님 아들이 이러면 너희 집 뒤집어진다'며 간신히 말렸다. 끄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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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서 초승달 모양의 돌조각, 나무조각을 땅에 툭툭 던지며 뭐라고 중얼거리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두 조각의 같은 부분으로 나오면 소원이 이뤄지는 거라고. (50%의 확률이면 해볼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소원 성취하기 진짜 편하네 싶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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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내부에는 여러 신상이 많이 놓여져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이 열심히 기도하고 있는데 방해하기 뭐해서 상을 찍지는 않고, 두리번거리기만 했다. 불상 같이 생긴 것도 있었지만 도교의 신들의 모습을 한 것들이 많았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관우의 신상이었다. 어렸을 때 읽었던 삼국지에 중국 동남 사람들이 관우의 무용에 감복해 신으로 섬긴다는 얘기를 봤었는데, 실제로 신으로 추앙받고 있는 모습을 보니 신기하기도 했다.







40.

용산사를 한 바퀴 돌고나서 목이 타서 근처에 있는 카페로 달려갔다. 타이베이에서 제일 잘 나가는 커피 프랜차이즈라는 85 커피였다. [메이쉬카페이美式咖啡]라고 되어 있는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것은 너무 뻔한 것 같아서 대만에서만 먹을 수 있는 [85℃ 카페이咖啡]를 시켰다가 상상을 초월하는 단맛에 모두들 혀를 내둘렀다. 준이형은 "너무 달아!"를 외치며 손사래를 쳤다.






41.

버스정류장에서 발견한 [고급시계] 광고.





42.

점심을 먹기 위해 첫째날 들렀던 융캉제를 다시 찾았다. 동먼역 입구에서 빅이슈 판매원이 있길래 비록 읽지는 못해도 기념품 반, 좋은 일 반 하는 기분으로 쿨하게 100NT$를 주고 구입했다. 준이형은 "읽을 수 있냐"며 핀잔, 나랑 은수는 "기념품이지, 뭐"하며 애써 무시.







43.

딘타이펑이 한식을 패밀리 레스토랑화시킨 불고기 브라더스 같은 거라면, 둘째날 우리가 찾은 융캉니우러미엔 永康牛肉麵은 학교 앞 밥집 같은 느낌이었다.


아침에 가이드북을 보고 찾아놓은 이곳은 관광객들보다 현지인들이 더 많이 찾는 곳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가이드북의 안내와 조금 달라서 헤매다가 길을 물어보기로 했다.


정확히 어디 있는지 모르는 현지인 하나와, 당연히 길을 모르는 중국인 관광객에게 물었다가 실패한 뒤, 고르고 골라 말끔하게 차려입은 중년의 회사원에게 "쿠쥬텔미웨월 융캉니우러미엔 이즈?"이라고 물었다. 그 아재는 0_0?? 한 표정을 짓더니 "왓?"하고 되묻는다. 나는 "융캉니우러미엔"을 세 번 반복해서 말했고, 그때마다 아재는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안되겠다 싶어서 가이드북을 찍어놓은 사진을 보여주자, 활짝 핀 얼굴로 "아! 융캉니우러미엔!"하며 길을 알려줌. 대체 무슨 차이냐고...







44.

식사를 마친 후에는 버블티를 먹었다. "대만까지 와서 버블티를 안 먹을 수 있냐"며 융캉제 끝 놀이터 앞에 있는 코코밀크티에서 밀크티와 레몬덩크Lemon Dunk를 시켰다. 두 잔 합쳐서 90NT$ (한화 3,150원) 정도였던 거보면 꽤 싼 편. 레몬덩크는 정말 맛있었다. 나중에 한국에 와서 발견했는데, 한국 공차의 레몬그린티에이드가 그와 흡사한 맛이었다.


대만의 음료는 대부분 우롱차(녹차를 숙성시켜 홍차가 되는 중간 단계에서 우려낸 차)를 베이스로 한 밀크티 종류였다. 나는 그 특유의 향이 마음에 들었다. 너무 달았던 것만 빼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