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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생각해봤어/예배팀과워십헬퍼

「20140831, 성일침례교회 주일오전예배곡순서」

거룩 거룩 거룩 C

     사실 가사를 보면서 뽑다보니 <모던힘즈>를 베낀 꼴이 되어버렸다. (아니야!) 최근에는 예배의 대상인 하나님을 노래할 때, 삼위일체 전부를 노래하는 곡을 불러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곤 했다. 오전예배 안에서 사실상 실종된 것처럼 느껴지는 장기결석자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노래를 지난주에 불렀는데, 이번주에는 성령 하나님에 대한 노래를 이어 불러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성령에 관한 노래는 대부분 은사나 능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성령을 도구로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또 대부분 와장창 달리거나 반복을 많이 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 오전 15분의 '오전예배찬양'에는 부적합하기도 했고. 그래서 성령님을 예배의 대상으로만 인식하는 삼위일체 곡을 찾는 것으로 돌파구를 찾아냈다. 


     삼위일체에 관한 곡, 하면 <하나님 한 분만>, <전능왕 오셔서>, <놀라운 자비의 구주> 정도가 생각난다. 처음에는 <전능왕 오셔서>를 부르고 싶었다. 하지만 어쿠스틱기타-드럼-피아노의 편성으로는, 게다가 3/4의 장엄한 곡을 연주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해 접어두고 - 오르간을 사용할 수 있었으면 해봤을지도 - , <거룩 거룩 거룩>의 "성 삼위일체 우리 주로다"라는 가사에 집중했다. "이른 아침 우리 주를 찬송"한다는 가사는 작사가가 주일오전예배를 염두에 두고 쓴 것 같이 꼭 맞아들어 좋았다. 2절의 "모든 성도 면류관을 벗어드리네"에 이어 <면류관 벗어서>를 연결해냈는데, 그닥 연결고리를 강조하지는 못했다. 그게 조금 아쉽다. 아니, 그걸 강조하려고 했으면 지나치게 멘트가 길어졌을테니 차라리 아무 소리 안하고 이어 불렀던 게 더 괜찮았던 것 같기도 하다.


     이 앞에 <놀라운 자비의 구주>를 부르려고 했다. (연습만 거의 넉달을 한 바로 그곡!) 하지만 여러 사정으로 부르지 못하고 또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아쉽다.



면류관 벗어서 D

     약간의 코드 편곡을 했는데, 오히려 그게 손에 잘 안 배겨서 예배 직전 리허설때까지만 해도 엄청 버벅거렸으나 정작 예배때에는 잘 부르고 잘 연주했다. <거룩 거룩 거룩>과 연결할 때, 자칫 지루해지는 것을 경계해 4마디 간주 후 전조하며 넘어갔는데, 전진하는 (혹은 상승하는) 느낌이 잘 살아났던 것 같다.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 엔딩 부분이 너무 심심하게 끝난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1그램 정도 남았다.


     <면류관 가지고>는 어느새 <면류관 벗어서>로 가사가 바뀌었다. 원곡의 가사가 "Crown Him with many crowns"인걸 생각해보면 "가지고"를 굳이 "면류관"으로 바꿀 필요는 없는 초월번역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든다. 사실 이름부터 이상한 21세기 찬송가에는 의도를 알기 힘든 개사가 난무한다.



왕이신 나의 하나님 D

     예전 같으면 위의 선곡에 이어서 <예수 우리 왕이여> 같은 장중한 곡을 선택했을 것이다. 분위기가 고조되고, 드럼의 로우탐이 뻥뻥 뚫리는 경배곡 말이다. 하지만 예배에서 인위적인 무언가를 제거하기로 마음 먹은 후부터 조금 더 서정적이고 조금 더 잔잔한 개인 차원의 곡을 불러야겠다고 생각해서 고른 곡이 <왕이신 나의 하나님>이다. 역시 불필요한 멘트를 줄이고 곡 자체가 주는 메시지와 회중들의 접근에 맡겼다. 무난한 전조에 이어 마지막으로 다시 부를 때 모든 악기 없이 순수한 목소리로만 부르는 찬양은 건조한 예배당의 공기를 촉촉히 적시는 느낌까지 자아냈다. 마음 같아서는 겸손히 기도하자고 권한 후로 2분 정도까지는 계속해서 그 마음으로 기도하고 싶었으나, 시간이 꽤 늦었기에 8마디 정도 돌리고 급 마무리. 아쉽다, 다음주 예배를 기약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