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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

20140406, 노아 1. 서사적 구조를 가진 예술은 대개 두 가지 방식으로 기능한다. 첫째는, 그 이야기 자체의 흥미로움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스토리텔링으로 기능하는 것이고, 둘째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긴 하지만, 본래 하려는 이야기는 내면에 숨겨져 있는, 즉 눈에 보이는 이야기 전체가 주제를 상징하는 거대한 비유가 되는 방식으로 기능한다. 모든 서사는 대부분 이 두 가지 방식 중 한가지로 기능한다. (둘 다 충족시키지 못하면 이 되고, 둘 다 충족시키면 이 된다.) 2. 영화 는 위 두 가지 중 철저하게 후자로서 기능한다. 시종일관 노아가 나오지만 영화는 노아의 이야기로 그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순수한 '이야기'로 보기에 이 영화는 호흡이 지나치게 길고, 전개가 지루하다. 스크린을 수놓는 거대한 CG와... 배우들의.. 더보기
20150428, 울트론의 시대 에이지오브울트론을 봤다. 보고나서 들었던 질문이 있었다. 과연 어벤저스는 영웅인가? 실컷 무기를 팔아먹으며 죽음을 팔다가 이제 제정신 차려서 그거 없앤답시고 다 폭파시켜버리는 머리좋고 돈많은 공돌이가 영웅인가? 이계에서 혼자 우두커니 와서는 오함마질이나 하거나 날아다니며 번개를 뿌려대는 반인반신이? 화가나면 모조리 때려부수는 녹색 괴물은 어떤가, 소련 첩보국에서 미국인을 골라 죽이다가 소속만 바꿔 이제는 다른 미국인을 죽이는 스파이는 어떤가 말이다. 나는 그동안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의 작품들을 '장르로서의 [히어로물]'이라고 부르긴 했어도 그 주인공들을 영웅이라고 생각해본적은 없었다. 적인지 아군인지 알수없는 외계인과 싸운답시고 뉴욕에 있는 건물을 모조리 다 때려부수거나 정치적 반대세력을 죽이는 놈들이 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