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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여행기: 두유노우딤섬] 08 스린의 잠 못 드는 밤

여알못의 [대만여행기: 두유노우딤섬]

08 스린의 잠 못 드는 밤


01 안녕하세요, 여알못입니다. (보러가기)

02 여기가... 쯔위의 나라입니까? (보러가기)

03 얼얼바 평화공원 (보러가기)

04 중정기념당, 융캉제1 (보러가기)

05 타이베이의 잠 못 드는 밤 (보러가기)

06 용던이 생각나는 이름, 용산사와 융캉제2 (보러가기)

07 충렬사, 고궁박물원, 모스버거 (보러가기)




고작 나흘 다녀온 대만 여행기를 두달 넘도록 질질 끄는 내 지지부진함과 미련 + 미련함에 셀프 찬사를 보내며, 어찌됐든 마무리를 져야하지 않겠느냐는 자기 합리화를 하면서,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8부를 시작함. 혹시 지난 이야기가 생각 안나시는 분은 위의 링크를 타고 복습(!)하시길. (나도 생각이 안난다.) 





53.

밥버거를 다 먹고 나자 비가 어느 정도 잦아들었고, 약간의 습한 기운만 남았을 뿐 더위가 많이 가셨다. 스린 야시장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했다. 비에 젖은 듯한 전조등과 가로등 불빛이 묘하게 매력적이다. 대만에서도 "대만의 야경은 왜 이렇게 아름답습니까?"하고 물으면 "다 야근하는 사람들입니다."하고 대답할 것 같은 느낌. 여기가 대만인지, 한국인지.






54.

스린士林역 정류장에 내린 후, 화장실이 급했던 우리는 스린 역사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서자마자 굉장히 익숙한 냄새가 났는데, 그 냄새는 바로 델리만쥬. 여기가 대만인지, 한국인지 2.






55.

크리스마스에 명동 거리를 걸어본 적 있는가. 스린 야시장 입구의 인파를 보자 명동 거리가 생각났다. 물론 이 아저씨 때문이기도 했다.





56.

명동 싱크로율 100% 전도 아재. 천국근료天國近了 네 글자를 보고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아챘다.  포터블 스피커에서는 거친 음질의 메시지가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물론 못 알아 들었고. 여기가 대만인지, 한국인지 3.








57.

후끈한 사람 냄새와 온갖 음식 냄새로 가득찬 야시장은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유원지 같은 곳에 가면 보이던 1000원 내고 총 쏴서 맞추는 게임이나, 농구공을 골대에 집어넣는 게임 가게들이 한 쪽에 길게 늘어서 있었다. 유독 눈에 띄었던 건 길이 3m 가량, 폭 80cm 가량의 수조에 있는 새우를 작은 낚시바늘로 낚아 올리는 게임이었다. 한마리 낚을까말까할 정도로 낚시줄이 잘 끊어지는 것 같았지만. 손맛은 꽤 있겠더라. 해보지는 않았음. 왜냐면 돈 쓰는게 두려웠으니까.






58.

왜 돈쓰는 게 무서웠냐면, 입구에서 팔던 과일 때문이었다. 야시장 왔는데 길거리 과일 한번 먹어야 하지 않겠냐며 호기롭게 들어선 삼형제는 화려한 말빨과 손놀림에 한국에서도 안 사먹을 파일애플 조각 만원어치(;;;)를 사고 말았던 것이었다. "그래도 시원하고 맛있긴 하네"라며 자기 합리화를 해봤지만, 세 명 다 깨달은 이후였다, 우리가 말로만 듣던 호구라는 것을. (;)








59.

꽤 유명한 것으로 보이는 우마왕 스테이크에서 스테이크 한 접시를 샀다. 160NT$ (한화 5,600원) 였는데, 전형적인 길거리음식 맛이 났다. 요즘은 단짠단짠이 유행이라는데, 이 스테이크는 탄짠탄짠 정도 될까나. 이번 여름 한국에서 이런 류의 스테이크 음식점을 꽤 많이 봤던걸 보면, 유행은 금방 퍼지는듯.







60.

야시장에 와서 치파이를 안 먹어볼 수 있으랴. 치킨+파이라는 치파이는 성인 남자 손바닥 크기보다 큰 녀석이 70NT$ (한화 2,450원) 밖에 안하는 착한 녀석이다. 짭쪼름하고 계속 땡기는 이녀석의 특징은 무엇보다...






뜨거워!







61.

우마왕 스테이크를 기다리는 도중에 목이 마르고 더웠던 우리는 그 옆에 있던 정체불명의 음료에 눈길을 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대체 이게 무슨 음료인지도 모르겠고, - 간판을 자세히 보면 Frog egg라고 적혀있다(;;;;;) 실제로 뭔가가 투명한 뭔가가 둥둥 떠있음(;;;;) - 음료를 파시는 아주머니가 영어를 알아들으실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해서 도착한 날부터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되었던 구글번역기를 돌려보기로 했다. 그런데...







 사랑의 할머니를 추가한 우유젤리 ㄷㄷㄷㄷ


...는 번역 오류고, 차를 우려낸 설탕물에 타피오카와 투명 젤리를 넣은 음료였음.






62.

스린 야시장으로 이동하면서 미리 알아본 먹거리 중에 제일 먹어보고 싶었던 왕자치즈감자. 엄청난 비주얼을 자랑하는 데다가 가격도 저렴해서 (71NT$, 한화 2,500원 가량) 살 때까지만 해도 뿌듯했다. 게다가 판매대 옆으로 자그마한 공간이 있어서 테이블에서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


그런데 생각보다 맛이 없고, 퍽퍽하기만 하다. 아마도 치즈에 물을 탄 것이 아닐까 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나중에 참고한 다른 리뷰어들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긴 한 것 보니, 맛이 없었던 게 나 혼자는 아니었던 모양.) 그런데 사진은 정말 맛있어보이게 잘 찍힌다. 기대가 너무 컸던 게지.






63.

우마왕 스테이크와 치즈감자를 같이 먹는 도중에 숟가락이 부러졌다. 준이형과 은수는 맛이 없으면 없다고 말하지 왜 숟가락을 부러트리냐며 킬킬대고, 그 와중에 나는 어이없어 하면서도 이런건 사진으로 남겨놓아야 한다고 사진을 찍었다. (이때 나는 내가 여행기를 쓸거라는 것을 직감했나보다.)





64.

숟가락이 부러졌으니, 하나 더 줄 수 있겠냐고 치즈감자 알바생에게 묻자 1NT$ (35원)라고 했다. 숟가락 부러트리는 사람이 많은 모양이다.





마무리는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으니, 스린 야시장의 한 사원에서 찍은 대만여행 사진 중 제일 분위기 좋은 한 컷을 투척하는 것으로 대충 마무리!





언젠가 올라올 9부에서는...



그는 왜 저 기묘한 모양의 모자를 샀는가에 대해서 알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