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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여행기: 두유노우딤섬] 07 충렬사, 고궁박물원, 모스버거

여알못의 [대만여행기: 두유노우딤섬]

07  충렬사, 고궁박물원, 모스버거


01 안녕하세요, 여알못입니다. (보러가기)

02 여기가... 쯔위의 나라입니까? (보러가기)

03 얼얼바 평화공원 (보러가기)

04 중정기념당, 융캉제1 (보러가기)

05 타이베이의 잠 못 드는 밤 (보러가기)

06 용던이 생각나는 이름, 용산사와 융캉제2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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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고 눅눅한 사우나 날씨에 에어컨 빵빵하게 돌아가는 버스는 우리에게 또 다른 천국이었다. 첫날에는 구글 지도를 가지고 버스 번호나 루트를 찾아봤는데, 굉장히 유용했다. (역시 구글신이시여!) 처음에 몇번 버스인지 아는 것만으로도 황송해하던 여행자들은 그새 배차간격이나 도착예정시간을 확실하게 알 수 없다고 투덜대는 이스라엘 백성이 되어 있었다. 그래서 타이베이 시에서 제공하는 어플 [BUS TRACKER TAIPEI]의 도움을 받았다.  근처 정류장, 루트, 배차간격, 도착예정시간알림 같은 서비스가 매우 편리했다. (무슨 광고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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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버스어플의 도움을 받아 버스를 타고 30여분을 달려 타이베이시 북쪽에 위치한 충렬사Martyr's shrine에 도착했다. 우리나라의 현충원과 비슷한 곳으로 항일운동을 펼쳤던 사람들, 중화민국(대만) 건국 운동가들, 국공내전 전사자 등의 위패를 모셔놓은 곳이다. 사실 관광지라고 하기에는 좀 안 어울리는 곳이지만, 루트를 짠 내가 이런 쪽에 관심 있는 걸 어째.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매시 정각에 있는 의장병 교대식으로 유명한 듯 했다. 하지만 예비역 병장 셋이 보는 교대식은 '괜히 쓸데없이 군인애들 힘들게 만드는 악습'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아휴, 쟤네 불쌍하다. 아예 움직이지를 못하네."하며 혀를 끌끌 찰 수밖에. 아래 영상은 유튜브에 올라온 교대식 영상. 저런 불편한 걸음걸이로 족히 300m 이상을 걸어가야 하니 이 얼마나 불합리한 전시행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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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하고 엄숙한 곳이니 소란을 피우거나 슬리퍼를 신은 사람의 출입을 제한한다는 안내에 긴장했으나, 내부에서 슬리퍼를 신었다고 제재당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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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청 안에서는 모자를 벗어달라고 요청하는 안내문이 있었다. 그런건 난 모르겠고 사진이나 찍어야지 하는 관광객이 있어서 눈쌀이 찌푸려지긴 했지만, 그래도 최대한 엄숙한 분위기에 본청을 둘러보았다.


항일열사, 개국열사 등의 위패들이 놓여있는 부속건물들 가운데에 위치한 본청에는 국민혁명위패와 함께 쑨원의 큰 사진이 걸려있었다. 처음에는 가운데 있는 큰 위패가 누구를 위한 위패인지 몰라서 검색을 해봤는데, 충렬사를 방문한 수많은 블로거들이 정작 제일 크고 중요한 위패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관심도 없다는 사실에 어이없어지기도 했다. 나중에 한국 들어와서 찾아본 바, 가운데에 있던 위패는 국민혁명(1924-1928년 사이에 국민당 주도로 진행된 중국통일운동)의 열사들을 기리는 위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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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렬사를 나와서 고궁박물관으로 이동하며 대만하면 알아준다는 파인애플케이크 펑리수를 먹었다. 기대가 컸나... 음.... 어.... 음... 게다가 요즘 만드는 펑리수에는 파인애플이 안 들어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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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행선지는 고궁박물원이었다.


장제스가 국공내전에서 패퇴한 후 타이완 섬으로 피신하면서  중국의 온갖 보물 60여만 점을 가지고 와서 산에 박물원을 짓고 그 산 아래 창고에 고이고이 모셔두고 있다는 그곳이다. 


개인적으로 박물관을 좋아하고, 또 중국 역사에 관심이 좀 있어서 굉장히 기대하는 곳이었다. 그 기대 덕에 오디오가이드까지 세 개 빌렸다. 입장료가 1인당 250 NT$(한화 8750원)이었고 오디오가이드 대여료가 100 NT$(한화 3500원)였다. 여권이나 주민등록증 같은 것을 맡기고 빌리거나 그마저 없으면 3000NT$의 보증금을 맡겨놓고 빌려야 한다.


굉장히 기대하는 심정으로 둘러봤는데, 큐레이팅이 엉망이었다. 오리엔테이션 룸에서는 중국의 역사를 시간순으로 잘 배치해놓았는데, 정작 전시실은 시대별로 배치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기준이 있어서 그 기준에 맞게 배치된 것도 아니었다. (아마 60여만개의 보물을 로테이션으로 전시하기 때문에 생기는 산만함이었으리라고 생각된다.)


고궁박물원을 상징하는 취옥백채(옥으로 만든 배추)와 동파육 모양의 육형석은 다른 박물관에 위탁전시중이어서 보지도 못했고, 마지막에 3층에서 봤던 옥 전시관이 아니었으면 꽁돈 날렸다고 후회할 뻔했다. 옥 전시관이 모두를 구원했다.






51.

고궁박물원까지 둘러본 후 덥고 습한 날씨에 땀을 너무 흘린 우리는 숙소에 들어가서 씻고 야시장을 가려고 했다. 그런데 숙소 근처까지 도착했을 때 밖에는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근처에 있는 모스버거에서 식사를 하고 시간을 좀 때우다가 비가 좀 잦아지면 바로 야시장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다.







52.

한국에도 상륙했다는 모스버거는 롯*리아에서 파는 라이스버거와 거의 비슷하지만 그보다는 좀 덜 자극적인 맛이었다. 살짝 구운 밥 사이에 패티와 계란, 양상추 조금이 들어간 버거는 무난하면서 약간 느끼한 듯한 맛이었으나, 탄산음료 대신 같이 나온 차와 같이 먹으니까 느끼한 맛이 잡히는 것이 느껴졌다. '이 나라 사람들 차 되게 좋아하네'하녀 구시렁거리다가 그 조합의 완성도에 감탄했다. 조만간 모스버거 한국 체인에도 들르게 되지 않을까...



다음 행선지인 스린 야시장 사진은 많아서 다음 편에... (갔다온 건 나흘인데, 여행기는 무슨 1년 살다 온 것처럼 써서, 보시는 분들께 민망함을 전합니다. )